코딩 에이전트를 하나 이상 쓰는 개발자라면 비슷한 장면을 겪는다. Claude Code에 시킨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터미널에서 Codex에 같은 문제를 물어보고, 둘 중 어느 쪽이 나은지 눈으로 비교하다가 브랜치가 뒤엉킨다. Orca는 이 장면을 정식 워크플로로 만든 도구다. Stably AI가 만들어 MIT 라이선스로 공개했고, 스스로를 IDE가 아니라 ADE, 즉 Agent Development Environment라고 부른다. 코드를 편집하는 환경이 아니라 에이전트 여러 개를 관리하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만든 곳 | Stably AI (Y Combinator W22) |
| 라이선스 / 가격 | MIT 오픈소스, 무료. 비용은 연결한 에이전트 구독에서 발생 |
| 플랫폼 | macOS, Windows, Linux 데스크톱 + iOS, Android 컴패니언 |
| 지원 에이전트 | Claude Code, Codex, GitHub Copilot, OpenCode, Cursor, Grok, Pi 등 30종 이상. 터미널 CLI 에이전트면 추가 가능 |
| 핵심 기능 | 병렬 worktree, SSH 원격 실행, Design Mode, GitHub·Linear 연동, diff 주석 리뷰 |
| 설치 | brew install --cask stablyai/orca/orca (macOS), exe·AppImage·AUR |
프롬프트 하나를 에이전트 다섯 개에 뿌린다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프롬프트 하나를 던지면 Orca가 git worktree를 여러 개 만들고, 각 worktree에서 서로 다른 에이전트를 같은 과제에 붙인다. 첫 번째 worktree는 Claude Code, 두 번째는 Codex, 세 번째는 Cursor CLI가 맡는 식이다. 몇 분 뒤 같은 문제에 대한 diff가 나란히 생기고, 사용자는 그중 실제로 동작하는 쪽을 골라 머지한다.
공식 문서는 이를 “프롬프트 하나를 에이전트 다섯 개에 뿌리고, 결과를 비교해 이긴 쪽을 머지한다”고 표현한다. 각 에이전트가 격리된 디렉터리에서 일하기 때문에 서로의 변경을 덮어쓰지 않고, 실패한 시도는 worktree를 지우는 것으로 끝난다.
모델은 없다, 내 구독을 연결한다
주목할 점은 Orca가 모델을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laude, OpenAI, xAI 등 이미 결제 중인 구독을 그대로 연결해 쓰는 구조라, Orca 자체에는 비용이 없다. 지원 목록에는 Claude Code, Codex, GitHub Copilot, OpenCode, Cursor, Grok, Pi 등 30종 이상이 올라 있고, 터미널에서 돌아가는 CLI 에이전트라면 목록에 없어도 붙일 수 있다고 안내한다. 에이전트 시장이 매달 바뀌는 상황에서 특정 벤더에 묶이지 않는 점은 실무자 입장에서 안심되는 설계로 보인다.
터미널, Design Mode, 리뷰 도구
터미널 자체도 공을 들였다. WebGL 렌더링 기반 터미널을 무한 분할할 수 있고, 스크롤백이 앱을 재시작해도 남는다. Design Mode라는 기능은 실제 Chromium 창에서 UI 요소를 클릭하면 그 요소의 HTML, CSS, 잘라낸 스크린샷을 에이전트 프롬프트에 바로 넣어 준다. “이 버튼 간격이 이상하다”를 말로 설명하는 대신 클릭 한 번으로 맥락을 넘기는 방식이다.
GitHub과 Linear 연동, 에이전트가 만든 diff에 주석을 달아 다시 지시하는 리뷰 기능도 앱 안에 들어 있다. 이슈 트래커에서 과제를 끌어와 worktree를 만들고, 결과 diff에 코멘트를 달아 에이전트에게 되돌려 보내는 흐름이 한 화면에서 이어진다.

원격 실행과 모바일 컴패니언
원격 실행과 모바일도 지원한다. SSH worktree를 쓰면 사양 좋은 원격 머신에서 에이전트를 돌리면서 파일 편집, git, 터미널을 로컬처럼 다룰 수 있고, 연결이 끊기면 자동으로 다시 붙는다. iOS와 Android 컴패니언 앱은 에이전트 진행 상황을 밖에서 지켜보고 작업이 끝나면 알림을 받는 용도다.

여러 계정을 번갈아 쓰는 사용자를 위해 Claude와 Codex의 사용량과 한도를 보여 주는 계정 전환기도 있다. 긴 작업을 걸어 두고 자리를 뜨는 일이 잦은 에이전트 시대의 요구를 정확히 겨냥한 구성이다.
만든 사람들, Stably AI
만든 회사도 짚어 둘 만하다. Stably AI는 Y Combinator 2022년 겨울 배치 출신으로, 원래 AI 기반 QA 테스트 자동화 제품을 팔던 팀이다. 창업자는 Google Chrome 시니어 엔지니어였던 Jinjing Liang과 Uber 테크 리드였던 Neil Parker로, 테스트 자동화를 하면서 쌓인 브라우저 제어와 에이전트 운영 경험이 Orca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봄 공개 이후 반년 만에 GitHub 스타 6만 9천 개를 넘겼고, 매일 릴리스가 올라오는 속도로 개발이 이어지는 추세다.
시작하기
시작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 설치: macOS는 Homebrew에서
brew install --cask stablyai/orca/orca한 줄로 끝난다. Windows는 exe, Linux는 AppImage나 Arch용 AUR 패키지를 받는다. - 저장소 열기: 설치 뒤 로컬 저장소를 열면, 이미 쓰고 있는 에이전트 CLI가 PATH에 있는 경우 Orca가 자동으로 인식한다.
- worktree 두 개로 연습: 처음에는 에이전트 다섯 개를 한꺼번에 띄우기보다, 평소 쓰던 에이전트 하나로 worktree 두 개를 만들어 같은 이슈에 다른 지시를 내려 보는 편이 낫다. 병렬 실행의 이점은 비교할 대상이 생길 때 드러난다.
- 에이전트 추가: 익숙해지면 두 번째 에이전트를 붙여 같은 과제를 맡기고 diff를 비교한다.
에이전트를 하나만 쓰는 사람에게는 과한 장비일 수 있다. 두 개 이상을 오가며 쓰고 있고, 브랜치 정리에 시간을 쓰고 있다면 그때부터 Orca가 값을 한다.
주의점
- 비용은 에이전트 구독에서 나간다. 다섯 개를 동시에 돌리면 토큰도 다섯 배로 쓰인다는 뜻이라, 사용량 한도가 빠듯한 요금제에서는 병렬 폭을 조절해야 한다.
- 대규모 운영 문서가 얇다. 동시 worktree 개수 상한이나 에이전트 실패 시 복구 절차가 문서에 상세히 나와 있지 않아, 크게 쓰려면 직접 실험이 필요하다.
- 텔레메트리는 기본 켜짐. 익명 사용 통계를 기본으로 수집하며 설정에서 끌 수 있다. 회사 코드베이스에 쓰기 전에 정책을 한 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정리
Orca는 “어느 에이전트가 이 일을 잘하나”를 매번 감으로 판단하던 개발자에게 비교 실험을 일상적인 절차로 만들어 주는 도구다. 두 개 이상의 에이전트를 오가며 쓰고 있다면 브랜치 정리에 쓰던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료이고 오픈소스이며 기존 구독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시험해 보는 데 드는 비용은 설치 시간 정도다.
대표 이미지: stablyai/orca 저장소 README 스크린샷, MIT 라이선스.